외상 이전의 저는 누구보다 건강을 자신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꾸준한 운동으로 단련된 신체는 저의 자부심이었고, 일상의 활력은 당연한 권리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는 제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2013년 무렵 사지에 찾아온 신경 손상과 척추의 통증은 단순히 '아프다'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지옥 같은 시간을 가져왔습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이름조차 생소했던 이 병은 제 온 몸을 갉아 먹었습니다. 척추증부터 공황장애,불안,우울까지 대학병원에서 받은 진단명만 총 17개가 됩니다.
상지와 하지는 마비된 듯 힘을 잃었고,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것, 심지어 가만히 누워 있는 것조차 고통 때문에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주사를 맞고 약을 먹어보았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며칠만 지나면 통증은 다시 파도처럼 밀려왔고, 저는 점점 '영원히 고치지 못할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치료를 시작하며 저는 단순한 통증 조절 그 이상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의료진은 단순히 통증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제 신경 기능을 되살리고 신체의 균형을 바로잡아 '다시 움직일 수 있는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해 주셨습니다.
치료가 거듭될수록 기적 같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조금씩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났고, 전신을 지배하던 날카로운 통증의 기세가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지는 물론 저를 괴롭히던 치아 부위의 통증까지 완화되면서, 저는 비로소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마약성 진통제로도 해결이 안되던 심한 통증으로 일상 생활이 무너졌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혼자서 걸을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지팡이에 의지해 스스로 걷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평범한 한 걸음일지 모르나, 제게는 세상 무엇보다 값진 변화입니다. 이제 주변 사람들은 제가 중증 장애를 앓았던 환자였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제 상태는 호전되었습니다.
저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지팡이 없이, 내 두 다리로 평범한 사람들처럼 걷는 것." 이제 저는 그 목표가 단순한 꿈이 아닌, 머지않은 미래임을 확신합니다. 고통에 갇혀 희망을 잃어가는 분들에게 제 사례가 하나의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포기하지 않고 기능 회복에 집중하면서, 다시 소증한 일상의 행복을 감사하며 살겠습니다.